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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화단

승란 2015. 7. 1. 20:16

2015.7.1. 아침 편지

 

엄마의 화단

 

란초 곽승란

 

떠나신 지 이십삼 년이 지나도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

엄마가 가꾸시던 꽃밭이 그려진다.

 

장독 옆 어여쁘게 키우시던 화초들

못 잊어 어찌 가셨을까?

봄이 되면 앞마당 텃밭을 다듬어

이꽃 저꽃 예쁜 꽃씨앗 뿌려

여름에 꽃 피는 고운 앉은뱅이 채송화

그 뒤에 각양 각색의 봉선화와

키 작은 자주색 맨드라미

하늘이 부끄러운 해바라기꽃

 

잊지 못할 보라색 나팔꽃이

담을 타고 넘어 가면

아침마다 손끝에 정성으로

고운 꽃에서 씨앗을 잉태시키는

심성 고운 우리 엄마의 마음

보고 싶고 그리워 하늘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그 모습 그려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