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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아닌 바람이었다

승란 2015. 7. 6. 12:02

인연이 아닌 바람이었다

 

란초 곽승란

 

인연 아닌 인연으로

잘 살아보자 애착을 갖고

노력하고 또 노력을 하여도

굽이굽이 몰아치는 한 서린 바람만

산 넘고 나니 또 강이었다.

 

나의 마음에 너를 담아

사랑으로 보듬어 보려 애를 써도

알아주려 하지 않고

밖으로만 떠도는 진실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 한 마디 못하고 생각만 하다

서로의 가슴에 상처만 남기며

살아야 했던 수많은 날들

 

세월이 지나 이렇듯

홀로 길을 걷다보니

그것이 자존심이라는 것을

욕심이었다는 것을

후회라고 하여 본들 무엇 하나

배는 이미 떠나고 없는 것을

 

인생이 이리도 짧은 줄 모르고.

바보처럼 살아온 긴 세월

마음은 외롭고 육신은 지치고

혼자보다 둘이 함께 가야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며

홀로 남아 있는 바람꽃은 오늘도

쓸쓸히 황혼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