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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의 꿈

승란 2015. 8. 20. 08:21

가을 밤의 꿈

 

란초/곽승란

 

슬프도록 아름다운 가을밤

달빛 삼킨 구름이

가지 휘게 열린 감나무에

내려앉았네.

 

어둠은 야금야금

어스름한 빛마저 먹어 가고

이슬방울처럼 빛나는 별은

허공 속에 맴돌다 맴돌다

품 안에 숨어들면

풀벌레도 잠드는

어두운 세상이 된다.

 

그 밤에 그렇 듯 고운 꿈

사랑하던 그리운 그대는

물 안개 피어오르듯

꿈결 속에 태우고 태우다

새벽 새 날갯짓에

어제 같은 오늘을 만난다.

 

( 달빛 삼킨 밤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