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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상남자

승란 2015. 9. 6. 09:15

가을 상남자

 

란초/곽승란

 

아침을 알리는 참새 때

이슬 맞은 풀잎

간질이며 날아다니고

아기 잠자리 빙빙 돌다

고춧대 끝에 다소곳 앉네.

 

길 섶에 칡넝쿨 보라꽃은

은은한 향기로

벌 나비 유혹하고

초가을 문턱을 넘는 매미는

가는 계절 아쉬워

목이 쉬도록 울고 있다.

 

한 여름 무더위

아랑곳하지 않은 초목들

아름다운 꽃그늘 속에서

어서 오라 손짓 에

익혀진 시간은 가을을 부른다.

 

아!

어느새 들꽃의 연인

가을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