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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사랑 하나

승란 2015. 9. 17. 10:34

 

 

바보 같은 사랑 하나

란초/곽승란

 

청춘을 수구려 뜨리는

하늘빛처럼 고운 가을

스치듯 지나가는 계절

이슬처럼 내렸다

사라지는 우리

 

짧은 생각 좁은 마음

벌레 먹은 시간들

햇살 닮은 유리병에 담아

지나는 세월에 던져버리고

바람에 실려오는

들꽃 향기 따라 사라지는

투명한 존재일지라도

배려하는 후덕한 인심으로

하얀 미소 지으며

 

행복할 수만은 없는 세상

왔다가 가는 흔적이라도

곱게 남길 수 있는

작은 마음의 여유라도

바보 같은 사랑 하나 남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