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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내린 날

승란 2015. 11. 26. 18:52

 

첫눈 내린 날 ( 눈꽃 내리던 날)

 

글/란초곽승란 

 

아름다움을 뽐내던 계절

무심히 떠나보내고 

그리움을 품에 안은 12월은

문지방 넘어야 할 구름에게

심통을 냈다.

 

잔뜩 찌푸린 구름은

어쩔 수 없는지

노쇠한 억새를 

툭툭 건드리다 

끝내 

꽃눈을 뿌리며 

바람까지 불렀다.

 

창밖에 흩날리는 

눈꽃을 바라보던

서글픈 눈망울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하얀 꽃길을 

함께 걸었던 누군가를 

막연히 그리워하고

 

차디찬 바람 속에

한가닥 희망을 품은 

나뭇잎 하나

차가운 눈 속에 애처로움이

나처럼 따뜻함을 

그리워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