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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도 못 살아도

승란 2015. 12. 9. 08:01

 

잘 살아도 못 살아도

 

글/란초곽승란 

 

눈 부신 햇살 속에 

바람이 비집고 들어 와 

한 잎 낙엽 마저 흔들고 

서녘으로 지는 해는 

붉은 노을을 토한다 

 

잔별이 내려앉는 

베란다 창 사이로 

노을이 남긴 그림자 

미소를 지어도 

텅 빈 가슴에 내린 

노을 빛 애잔하다 

 

잎새 잃은 나목은 

내 마음 알까 

지쳐버린 추억을

따뜻한 차 한 잔에 적시면

화롯불처럼 화끈한

사랑이 그리워지려나

 

잘 살아도 못 살아도

남은 삶 갉아먹는 벌레는

되지 말아야할 텐데

희망은 버리지 말아야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