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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왠지

승란 2016. 10. 6. 10:59

 

비가 내리면 왠지

 

란초/곽승란

 

빗방울 부딪치는 창문에

외로워 녹아 붙은 물방울

고즈넉한 창밖 풍경

철없던 사랑 그려지네.

 

얼룩진 슬픔의 찌꺼기

이제는 먼 나라 이야기인데

왠지 비가 내리는 날이면

옭아매고 있는 인연의 줄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다

설음 같은 진한 응어리

잠이들 때 말끔히 씻어내도

까닭 모를 목 메임

 

이 가을 고운 날 잡아

황금물결 넘실대는

아름다운 들길 따라오는

바람에게 걸쳐 줄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