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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은 삶을 (동인지 원고)
승란
2016. 10. 20. 16:09
내게 남은 삶을
곽승란
한여름 연둣빛 세상
서서히 무루 익어갈 때
빗장 풀린 여린 풀꽃
어느 곳에라도 안주하고 싶다.
깨진 꿈 조각 퍼즐 맞춘듯
잃어버렸던 시간들이
바람으로 돼 돌아와
들꽃 향기로 적셔준다면
햇볕이 없는 밤이라도
그리움의 문지방 넘지 않고
기다림의 거리에 서 있어도
세월 탓하지 아니할 텐데
시들어가는 육신을 위해
어둠이 남긴 흔적 지우고
남은 청춘을 위해
잃어버린 꿈을 찾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