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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오는 가을비

승란 2016. 11. 7. 08:39

 

사랑으로 오는 가을비

 

란초/곽승란

 

밤새 내 몸에

아픔처럼 내리는 비가

가로등 불빛을 눈멀게 하고

차창을 두드리며

울먹이는 빗줄기는

밤새 정열의 꿈을

흩트려 놓았네

 

풀잎처럼 흔들리는

옛사랑의 꿈마저 앗아가려는지

목젖을 타고 내려가는

한 잔의 커피까지

슬픔으로 물들이는 가을비

그마저 없다면

물기 없는 시든 꽃이 될 터인데

 

그리움에 얼룩진 창밖

사그락,사그락

숨어가는 바람처럼

내 가슴속 작고 예쁜

추억의 그 사연

흠뻑 적셔 주어라

사랑으로 오는 가을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