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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슬프다

승란 2017. 8. 9. 08:40

 

8월은 슬프다 (삶의 이야기)

 

글/곽승란

 

덥다, 많이 더운 날

슬프다, 많이 슬펐던 날

 

가슴이 가슴으로 님을 보내던 8월

사랑이 가슴으로 임을 보내던 달

 

너무너무 가슴이 아파

찢어질 것 같았던 날들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갔는데

가끔 아주 가끔

생각이 나긴 했는데

유난히 8월만 되면 슬프다.

 

걷는다, 음악을 들으며

이어폰을 끼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팝송을 들으며 걷는다.

놀이터 한 바퀴, 두 바퀴,

그러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들려오는 멜로디...

하지만 영어가 짧아

알아듣지는 못한다,

하지만 알아 듣는다.

 

애잖한 여가수의 한맺힌 듯한

목소리에 매료되어

가슴이 벅차다.

감성이 스미기 시작하면서

괜히 슬프다.

기억 속으로 들어간 기분은

한동안 식지 않고 지우지 않고

그저 함께 걷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글썽...

 

얼마가 지나면 어머니 기일이다.

그해 양력 8월14일 잊지 못하는 그날

또 다른 8월도 잊지 못하는 달

모두 지난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내겐 참으로 잔인한 달이다.

슬프면 슬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살아라, 고...

 

다짐을 해도 8월은

어머니께서 부추 김치를

담아 주시지 않았다.

또 다른 8월은 영원을 말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살아간다.

아프면 병원도 다니면서...

5월에 척추시술도 잘 못되었다.

남들은 효과를 봤다고 하는데

나는 아닌 걸, 그래서 오늘

그 아픈 통증 주사를 또 맞았다.

눈물을 머금고 비명을 지르며

그래서 더 슬프다고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