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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우리 그냥

승란 2017. 8. 18. 08:33

 

친구야 우리 그냥

 

글/곽승란

 

친구야

세월은 오늘도 바람에

살며시 풀잎을 뉘이며

소리없이 지나가고 있네.

 

우리는 언제나 처럼

잃은 것 얻은 것 쌓인 것을

부여 안고 안개자락 끝에서

추억을 밟고 있지.

 

친구야

우리는 지금

꿈도 아닌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에

충실한 중년으로

살면 되는 거지

 

세월을 짝꿍 삼아

시곗바늘이 이끄는대로

들꽃향기에도 취해보고

초록 향기에도 취하면서

한 발 두 발 시간을 밟으며

가고 있는 거야

 

여기 내가 있고 거기 네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서로 마음 기대며 우리는

오늘을 밟으며 함께 가잖아

 

네가 있어 좋고

또 내가 있어 좋고

곁에 있어 좋으니

세월이 구름따라 가듯이

천천히 함께 가자꾸나

우리 그냥 이렇게 좋은 사이로.....

친구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