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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알고 있니
승란
2019. 1. 16. 22:47
딸아, 알고 있니
글/곽승란
한줌의 재가 되어
핑크빛 고운 항아리에 담겨진
사랑하는 내 딸이
작은 한칸방에 들어앉았네
오늘이 삼우날
애미가 왔는지
남편이 왔는지
어린 딸들이 왔는지도 모를 넌
영혼이라도 있을까
믿을 수 없구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의 넌
애미 가슴을 사정없이 누르고
눈에는 눈물이 바다를 이루게 하는
내 작은 분신인 막내딸이구나
너의 큰딸 채빈이도
이 어처구니 없는 사실을
아는지 시무룩하니
내 등에서 꼼짝도 안하고
슬픈지 작은 일에도 울곤 한다
어쩜 넌 남은 가족이 이런줄 모를까
조금만 아파하고 조금만 운다고
다짐해도 하염없이
짓누르는 무언가가
자꾸 슬프게 하는 구나
딸아 사랑하는 나의 딸아
사노라면 잊을까
잊을날이 올까마는
조금만 그리워하고
조금만 슬퍼해야겠지
왜냐면 엄마는
너의 분신들을 보살펴야 하니까
이 어처구니 없는 사실로
널 잃었어도 엄마는 살아야하니까 .
2019,1,16
현심이의 삼우재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