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생일
아름다운 이 계절 시월
시월엔 우리 식구 생일이
5명이 들어있다.
먼저 떠난 막내딸, 그리고 막내 사위, 큰사위. 큰 손자.
그리고 울 채빈 공주
이렇게 다섯인데
큰 손자 생일도 잊고 있었는데 아들이 알려줘서
저녀 늦게 톡으로 축하해 줬다.
어제는 막내사위 생일인데
또 깜빡하고 있었는데
울 막내 딸 친한 동생이
전화가 왔다.
"엄마, 채빈이가
선물 사 놨어요?"
"무슨 선물!!"
"오늘 형규형 생일인데요."
오잉!!!!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자꾸 깜빡이가 켜진다ㅠㅠ
마누라도 없이 적적하게
사는 사위 생일을 잊고 있다는 자체가 미안했다.
"미역국이나 끓여서
저녁에 줘야겠다."
"네,
그렇게 하세요
제가 삼겹살과 케잌 사갈게요."
고맙게도 저녁에
가족들 데리고 와서
축하 파티를 해주고
소주 몇 잔 나누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었다.
가을 되면 행사가 많아서
막내딸의 주관하에
가족이 모여 즐겁게
보내던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모든 게 추억이 되어버린
이 가을이 춥다.
오늘 아침 채빈이가 어제 학교에서 만들어 온 피자를
아껴 먹으며 지 애비
나올 때 만 바라보고 있다
피자가 생일 선물이었다고
아빠가 먹어야 한단다.
아침 출근 길에 바쁘다.
두 어린 딸들이 인사를
하면서 손으로 주고 받는
싸인이 많아서 사위는
아무리 바빠도 다 받아주고 출근을 한다.
내일은 사위가 출장을 간다
토요일에 오면서 막내딸 수목장에 들려온다고....
한동안 바쁘다는 핑게로 안가더니
생일과 결혼 기념일이
다가 오니 생각이 나나보다.
한편으론 안쓰럽고
한편으로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그냥 그려려니
하면서 마음을 조금 씩
비워보기로 하고
어젯밤에 한 이야기가
떠 오른다.
쉬는 날 술좀 작게 마시고
아이들과 좀 놀아주고
몸도 상하고
술에 쩔은 모습이
수척해 보이는데
조금만 마시라고
잔소리를 했지만
딸이 못 잡은 술
내가 어찌 잡으리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