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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안의 그대

승란 2014. 12. 11. 09:44

내안의 그대

 

란초/곽승란

 

노을이 젖어드는 들녘

세상에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없는 양

무엇 하나 찾아볼 수 없는 허허벌판

길섶 옆 마른 풀잎만

파르르 떨고 있는데

 

내안에 집 짓고 있는 그리움은

어머님 품처럼 따뜻한지

자그만 나의 심장에

여울처럼 흐르고 있다.

 

황혼 속에 물들어가는

삶의 한 페이지에

남아 있는 그대

그저 같은 하늘 아래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을 행복해하지만

 

붉은 하늘 바라보는 눈가는

어느새 촉촉해져

임 그려 부르는 마음

바람이 휭 하고

낚아채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