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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이슬처럼

승란 2015. 6. 16. 21:34

풀잎 이슬처럼

 

란초 곽승란

 

창문에 비친 햇살

서녘으로 기웃거릴 때

저 들녘 끝자락에

노을이 걸쳐지면

풀꽃처럼 맺었던 사랑

바람꽃 되어 내 품에 내리고

 

거리엔 오색등 하나 둘 켜지고

초롱 한 작은 별들

내 머리 위로 떨어지면

꽃물 곱게 들었던 사랑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추억 끄트머리에 서있네.

 

서서히 깊어져가는 밤

달그림자 창가에 드리우면

자고 있던 그리움

별빛에 젖어

풀잎에 이슬처럼 아롱 아롱

베갯잇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