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중년
란초/곽승란
시간을 밟아오던 세월 속에
얽히고설킨 실타래 같은 인연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리움
간간히 그리워하며 잊기도 할 즈음
푸른 숲 하얀 구름 사이로
늙어가는 바람이 불어 온 걸 알았다!
모두가 '내 나이가 뭐 어때서'
말들은 쉽게 하지만
어느 덧 이순의 나이도
강물 흐르듯 흘러가고
아직 못 다한 사랑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
그리움만 남겨 놓은 세월이
못내 아쉽고 아쉽구나!
세월이 더 저물기 전에
따스한 햇살 품에 안으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후덕한 인심 나누어 갖는
향기 나는 중년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