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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비가 내렸다

승란 2015. 7. 24. 08:30

그날도 비가 내렸다

 

란초/곽승란

 

엄마가 소리 없이 우는 날

그날도 비가 내렸다.

여섯 살배기 여자애는

세 살배기 남자애를 데리고

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그땐 엄마가 왜 우시는지 몰랐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엄마가 울었다

그날은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남매를 끌어안고 대성통곡을 하셨다.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가셨단다.

그땐 엄마가 왜 우시는지

잘 몰랐었다.

살아오면서 알았다!

 

엄마가 울었다.

내 손을 꼭 잡고 미안하다, 미안해,

그날도 비가 내렸다.

나는 울지 않았다.

아니 속으로 울었다.

그렇게 엄마는 내 곁을 떠났다.

왜 우셨는지 세월 가니 알겠다.

엄마 그늘이 내게 버팀목이었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