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가을 연서
란초/곽승란
낙엽 엽서 보내신 지
한두 해가 지났건만
속삭이는 산의 음성
내 귓전에 맴돌기만 할 뿐
해맑은 그 햇살에
미소 짓는 그대 모습
전혀 보이지 않네요.
상큼한 이슬 꽃처럼
그리움에 꽃이 피면
메마른 가슴
적셔라도 볼 텐데
고운 임 그리운 임
이제 올까 저 제 올까
애꿎은 낙엽 엽서만
이리저리 매만집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세월
저 먼 곳 산바람이
이 가을 몰고 가기 전에
가을에게 기별 넣어
고운 엽서라도
다시 보내주면 좋으련만
애닮아 밤도 우는 가을
이 마음 어느 곳에 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