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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심장처럼

승란 2015. 10. 13. 09:41

 

소녀의 심장처럼

 

란초/곽승란

 

이름 모를 들꽃 향기 날아와

내 작은 가슴 적실 때

삶의 교차로에서

꿈처럼 고운 이야기는

휘청이며 달려온 바람에게

사랑은 끝내 가 버렸지만

 

희망 속에 살아가는 생의 길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은

조용히 오는 거라고 해서

한 폭의 그림처럼

보랏빛 고운 이 계절

성큼 마음의 문을 열었다

 

막연히 누군가 그리워지는

이 가을 끝자락에

석양의 붉은 입술 같은

수줍은 어린 소녀의 심장처럼

설레임을 포근히 안고

오늘도 황금 들녘에 서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