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심장처럼
란초/곽승란
이름 모를 들꽃 향기 날아와
내 작은 가슴 적실 때
삶의 교차로에서
꿈처럼 고운 이야기는
휘청이며 달려온 바람에게
사랑은 끝내 가 버렸지만
희망 속에 살아가는 생의 길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은
조용히 오는 거라고 해서
한 폭의 그림처럼
보랏빛 고운 이 계절
성큼 마음의 문을 열었다
막연히 누군가 그리워지는
이 가을 끝자락에
석양의 붉은 입술 같은
수줍은 어린 소녀의 심장처럼
설레임을 포근히 안고
오늘도 황금 들녘에 서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