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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낙엽 밟으며

승란 2015. 11. 10. 09:23

 

 

 

젖은 낙엽 밟으며

 

란초/곽승란

 

바람 부는 벌판에

홀로 선 느낌의 설움 덩이

삶의 모퉁이마다

불빛처럼 너울대던 긴 그림자

계절 끝자락에 떠난 끝사랑

아직도 놓을 수 없는 이름인가

 

슬픔을 걸러내며

지나온 시간들

언제나 걷는 발자국마다

길게 느린 그리움이지만

이제는 말하리

 

노란 국화향 가슴에 채우고

촉촉이 젖은 낙엽을 밟으며

핏빛으로 스러지는 노을 끝에

내일이란 희망에게

갈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