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우면 어떡하지
글/란초 곽승란
한 계절 화려하게
모든 것을 바치고
서러운 살 한 조각 남기고
떠나간 너의
길고 긴 그림자
낙엽이 드리워진 길 위
아직 남아있는 고운 자태
밟고 밟으면
바스락바스락 영혼 소리
마음으로 듣고 있다
옛말에 부자가 망해도
삼년 먹을 것이 있다고
화려했던 너의 모습
쉽게 잊지 못하겠지
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이
어쩔 수 없어
가슴을 두드리고
그래서 더욱
그리우면 어떡하지.
201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