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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우면 어떡하지

승란 2015. 11. 24. 10:21

 

 

그리우면 어떡하지

 

글/란초 곽승란

 

한 계절 화려하게

모든 것을 바치고

서러운 살 한 조각 남기고

떠나간 너의

길고 긴 그림자

 

낙엽이 드리워진 길 위

아직 남아있는 고운 자태

밟고 밟으면

바스락바스락 영혼 소리

마음으로 듣고 있다

 

옛말에 부자가 망해도

삼년 먹을 것이 있다고

화려했던 너의 모습

쉽게 잊지 못하겠지

 

사납게 불어오는 바람이

어쩔 수 없어

가슴을 두드리고

그래서 더욱

그리우면 어떡하지.

 

201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