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물빛 가슴 물 마를까

승란 2015. 12. 5. 21:19

 

물빛 가슴 물 마를까

 

글/란초곽승란

 

눈물로 남아 있는 찌꺼기

서러움 덩이 하나

씹어 곱씹어도

삭이지 못 하는 까닭

 

개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시던 어머니

무엇이 바빠서

그리 빠른 걸음 하셨는지

망개를 따먹고 살아도

이승이 좋다던 지아비

무엇이 두려운지

서둘러 가고선

 

동짓달 해 짧아도

찾아오는 그림자

아직 내 안에서

물빛 가슴 물 마를까

"사랑한다 딸아,

하시는 어머니

"널 사랑해 , 하는 지아비

못내 그리움의 끈을

못 놓으시는 건지

 

땅거미 질 녘이면

그림자 길게 드리워

사슴 같은 두 눈에

눈물 가득 고인다

이제 그만 나를

놔주시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