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남겨진 시간만큼
글/란초 곽승란
동지섣달 긴긴밤
밤별을 친구 삼아
천륜을 어길 수 없어
귀 시려 손 시려
발 동동 구르며 삶이 힘들 때
이불 속에 머리 파묻고
울던 젊은 날
세월이 흘러
사랑을 알아가던 그 시절
따뜻한 손 내게 다가와
잡아주던 호주머니 속 사랑
일 년이고 이 년이고
짧은 사랑이라 하여
안타까워도 행복하여라
이별이 서러워 가슴 쓸어안고
한없이 울었던 그 시간만큼
성숙해진 것인지
되돌아봐도
후회도 미련도 없다
다만,
남아있는 시간 동안
열심히 즐기며 살고 싶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