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황혼의 동행
글/란초 곽승란
모자란 만큼 어리석음은
질긴 고독을 되씹고
지나온 세월은 무성하리 만큼
온갖 삶을 운명처럼
버리지 못한 채
또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새로움에 가슴 설레던 희망은
아무 것도 아닌 무의미란
하루하루가 먹어버린 것인지
끝까지 가슴 한편의 무거움을
버리지 못하고
한 해를 보낼 것인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삶의 모퉁이
이젠 뒤돌아서 후회보다
주름진 갈피갈피마다
거름을 주고
희망을 심어도 늦지 않은 건지
설음이 진하게
눈물로 다가와도
커피 한 잔에 담아 마시고
당당하게 황혼의 동행이 된다면
나의 바보스런 삶도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