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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승란 2016. 3. 11. 16:36

 

들꽃처럼

 

란초/곽승란

 

긴 겨울 황량한 바람 때문에

상큼한 흙냄새 들꽃향기

흰 눈이 덮어 어디론가 숨었고

추워서 얼고 외로워서 춥던 날

뜨겁던 옛이야기 들춰 보았네.

 

꿈과 희망의 결실로

행복 열매 얻고 싶던 시간을

모두 다 태우고 뒤돌아서 울던 날

그래도 그때가 그리운 것은

따스한 봄기운 때문인 거야!

 

별빛 쏟아질 것 같은

한 겨울 지나고

차가운 눈 속에서 꿈틀거리며

단단해진 흙 박차고 헤쳐 나오는

어린 생명체처럼

 

고독은 즐기고 외로움 벗 삼아

얼어서 시린 가슴

봄눈 녹듯 사르르 녹이며

푸름이 더해가는 이 계절에

들꽃처럼 강하게 웃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