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처럼
란초/곽승란
긴 겨울 황량한 바람 때문에
상큼한 흙냄새 들꽃향기
흰 눈이 덮어 어디론가 숨었고
추워서 얼고 외로워서 춥던 날
뜨겁던 옛이야기 들춰 보았네.
꿈과 희망의 결실로
행복 열매 얻고 싶던 시간을
모두 다 태우고 뒤돌아서 울던 날
그래도 그때가 그리운 것은
따스한 봄기운 때문인 거야!
별빛 쏟아질 것 같은
한 겨울 지나고
차가운 눈 속에서 꿈틀거리며
단단해진 흙 박차고 헤쳐 나오는
어린 생명체처럼
고독은 즐기고 외로움 벗 삼아
얼어서 시린 가슴
봄눈 녹듯 사르르 녹이며
푸름이 더해가는 이 계절에
들꽃처럼 강하게 웃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