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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먼훗날 (동인지 원고)

승란 2016. 10. 20. 16:06

추억의 먼 훗날

 

곽승란

 

가을이 깊어질수록

간간이 물꼬처럼 터지는

쓸쓸한 이 마음에

들국화 고운 향기 채우고 싶다

 

잔잔히 이는 바람의 물결

휘파람 소리 내는

억새의 슬픈 얼굴을

어루만지는 바람이고 싶다.

 

목마름에 갈증 나는

이 도시를 떠나

유리 벽처럼 차디찬 가슴을

고운 빛으로 물들이고 싶다.

 

그리고 먼 훗날

가슴에 묻어둔 이 가을

추억으로 조금씩 꺼내어

계절에 복종하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