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왜 엄마옷 입었어요
글/곽승란
오늘은 참 속울음을
많이 울었다
내곁을 떠난 딸에게
해준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줄...
학교 다닐 때도 시집가서도
애미로서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
도시락 한번 싸준 적도 없고
아이 둘을 낳았어도
산후조리 한번을 못해주었다
그래도 군말 한번 안한
심성고운 효녀 막내딸
오늘부터 낮엔 아기를 봐야하기에
아침일찍 딸네로 갔다
사위랑 같이 먹으려고
아침밥을 준비하는데
가슴이 먹먹해진다
딸이랑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또 눈시울을 적시는데
가슴아픈 사위 앞에서
눈물을 보일 수가 없기에
속으로 삮히면서 참았다.
저녁이 되서 큰손녀 채빈이가 유
치원에 다녀와 저녁을 먹는데
"할머니, 왜 울엄마 옷을 입었어요
이거 엄마가 제일 아끼는 옷인데요???
"응, 할머니 옷에 기름냄새가 나서 입었어",
"그래도 안되는데요 엄마가 싫어해요.
사위도 이모도 할미도
아무말도 못하고 ....
채빈아, 미안해 할미가 잘못했어.....
밤이 되어 집으로 오는 길에
설음이 복받쳐 차안에서
대성톡곡을 했다
집에선 아이들 때문에 울지도 못한다.
속이 조금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