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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속인 거지

승란 2019. 2. 11. 22:33

 

 

 

삶이 나를 속인 거지

 

글/곽승란

 

모두가 정신 차리라 해도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다

머리에선 그래야지

순간 복받치는 가슴

 

나도 모르게 전화를 누르고

모르는 거 물어보던 습관

허공을 가르는 현실 앞에

무너지는 정신 야속하다

 

형태도 보이지 않는 너와

이야기 나누다가

세탁기에 머리를 묻고

복장치며 울었다

 

삶이 나를 완전히 속인 거지

욕심 없이 작은 것에

만족하며 행복이라고

세상 부러운 게 없다 했는데

 

그것마저 아니라는데

어이할까 어이 해야 하나

지금 이 모든 것을 바람에

날려버릴 수만 있다면.

 

2019.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