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편지 10
딸아, 조금만 울자
오늘도 채빈이가 어김없이
할머니 엄마 사진 보여달라고 보챈다
요즘 부쩍 엄마를 많이 찾는 채빈이
보고 있는 할미 가슴을
돌덩이가 누르고 있다
먼저 떠난 너도 불쌍하고
더욱 불쌍한 건 채빈이구나
안타까워서 눈물이 또 난다
나도 보고 싶은데
저 어린 것은 얼마나 보고 싶을까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나도 그랬으니까
엄마가 보고 싶어서
노을이 질 때 마다 두다리 뻗고 울었으니까
묵연스님 말씀처럼
이세상에 오는 것도
바람처럼 오고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진다는데
왜 슬퍼하고 아파하는지
조금 슬퍼하고 조금 울고
조금만 그리워 해야지
그러면서도 또 운다
딸아,
난 네가 어디로 갔는지
도저히 가늠할 길은 없다
보고 싶어도 그리워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눈물을 흘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구나
그렇지만 맘대로 울지도
못한단다 왜냐고
오빠도 언니도
그리고 채빈,채아 아빠도
모두가 슬프니까
어른으로써 조금은
참아야할 것 같아서
딸아, 엄마가 그래도 되겠지
아니 그래야하겠지
두 아이들을 위해서
그렇지 그래야 하지
미안하다 네가 떠나도
엄마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미안해 그렇지만
엄만 너를 무지 사랑한다
딸아 내딸 현심아.
2019.2.23
네가 떠난디 43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