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보내는 편지 26
햇살이 눈이 부시다
딸아
또 새날이 밝았구나
채빈이 유치원 보내고 들어와
쇼파에서 모처럼 커피 한잔 즐긴다
채아가 잠이 들은 덕분이지
발코니 유리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이 부시다
예전에 처음 집 사고 너희 부부가
나란히 앉아 차를 즐기던 시간을
생각해본다
여유롭고 행복했으리라.....
딸아
지금 엄마의 심정은 그때로 가고 싶다
날마다 속울음을 참는 것도 괴롭구나
남아 있는 오빠 언니 그리고 손주5
모두를 위해서는 더 살아야 하는데
맘도 몸도 힘이 드는구나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한 너의 흔적
실체는 없어도 그림자는 남아 있어서일까
어제 언니도 네가 어디서 툭 뛰어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나도 그래
온통 너의 모습 뿐이야
하늘을 봐도 땅을 봐도 차를 타도....
딸아 내딸 현심아
믿지 못할 현실 앞에 삶은 무자비하다
그래도 힘내서 살아야겠지
도와줄거지
채빈 채아 건강하게 잘 크게 해다오
사랑해 엄마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2019.3.14.
네가 떠난지 62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