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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내는 편지 26

승란 2019. 3. 14. 08:55

 

 

너에게 보내는 편지 26

 

햇살이 눈이 부시다

 

딸아

또 새날이 밝았구나

채빈이 유치원 보내고 들어와

쇼파에서 모처럼 커피 한잔 즐긴다

채아가 잠이 들은 덕분이지

발코니 유리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눈이 부시다

예전에 처음 집 사고 너희 부부가

나란히 앉아 차를 즐기던 시간을

생각해본다

여유롭고 행복했으리라.....

 

딸아

지금 엄마의 심정은 그때로 가고 싶다

날마다 속울음을 참는 것도 괴롭구나

남아 있는 오빠 언니 그리고 손주5

모두를 위해서는 더 살아야 하는데

맘도 몸도 힘이 드는구나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한 너의 흔적

실체는 없어도 그림자는 남아 있어서일까

어제 언니도 네가 어디서 툭 뛰어 나올 것 같다고 한다

나도 그래

온통 너의 모습 뿐이야

하늘을 봐도 땅을 봐도 차를 타도....

 

딸아 내딸 현심아

믿지 못할 현실 앞에 삶은 무자비하다

그래도 힘내서 살아야겠지

도와줄거지

채빈 채아 건강하게 잘 크게 해다오

사랑해 엄마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2019.3.14.

네가 떠난지 62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