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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내는 편지 29

승란 2019. 3. 19. 08:55

 

 

너에게 보내는 편지 29

 

하루가 시작 되는 시간

 

딸아, 안녕

오늘도 어김없이 날이 밝는구나

하루가 또 시작 되었네

너의 둘째 딸 채아가 새벽 잠이 없나봐

가끔 일찍 깨서 할미를 피곤하게 한다

다리에 혈핵 순환이 안되는지

너무 아파 엎치락 뒤치락하다 잠드는데

채아의 새벽잠 없는 바람에 함께

깨야 하잖아

내가 건강해야 하는데

나이탓인지 아픈 곳이 많은 거 너도 알지

 

딸아

요즘 하는 거 없이 바쁘다

양쪽 집으로 다니며 살림하는 거

여간 힘든 게 아니구나

네가 있었으면 많은 힘이 될 터인데...

날이 새고 애비 출근하고

채빈이 유치원 보내고

채아 어린이집 보내고 집안 치우고 하다보면

11시가 훌쩍 지나간다

엄마 집에 가서 요거 조거 조금 하다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 채아 데리러 가고

어찌하다 보면 또 시간이 지나

채빈이 델러가고 한다

 

딸아

아이키우기가 그리 힘들었더냐

너의 몸 관리도 할 시간 없이

그렇게 이유도 모르는 체 먼길을

가도록 너에게 시간을 주지 않았더냐

참으로 딱한 내딸아

불쌍한 내딸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어젠 너의 아빠를 원망했다

딸 하나 지켜주지 못했다고

살아서도 죽어서도 딸 하나

지키지 못했다고

그렇게 가고 없는 영혼에게 원망했단다.

내딸 심아 오늘은 이만하자

보고 싶다 너무나도 .

 

2019.3. 19

네가 떠난지 67 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