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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보내는 편지 30

승란 2019. 3. 24. 21:55

 

네에게 보내는 편지 30

 

하루가 빠르게

 

딸아, 안녕

며칠만에 보낸다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다 보니

정상이 아닌 육신이 삐걱이네

어젠 목도 아프고 전신이 쑤시고

해서 삼촌집에 가서 찜질했다.

너없는 빈자리가 표가 난다.

어떻게 내게 억장 무너진 일이

생긴 건지 나이 먹은 애미가

아이를 본다는 게 쉽지 않는 구나

채아 가 두달 사이에 많이 컸다

네가 봤으면 얼마나 좋아하겠니

원통하고 분하다

 

그래도 산사람은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사는구나

먼저간 너만 불쌍하지

자꾸 생각나는 애미 마음

사위도 자식이라고 되뇌이며 살지만

그래도 네가 있을 때만 할까

속상해도 말 못하고

혼자 삮히며 너를 그리워 한다

 

딸아, 내딸 심아

어쩜 사는 게 이리도 고달플까

너도 힘들었을 것 같아

그래서 행여 우리가 모르는 병이 생긴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넌 가고 없는데...;

너무도 보고 싶은 우리 막내

너무도 가엾은내딸 현심아

울지 않으려고 많이 애쓰며 산다

그래야 네가 난 채아를 예쁘게 키울것 같아서

그래서 이담에 널 만나면 그때

네게 못해준 애미를 용서해 줄 것 같아서

심아 사랑해 보고 싶구나.

 

2019.3.24

네가 떠난지 72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