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를 속인 거지 3
그래도 산사람은 산다
딸아.
또 하루가 가고 있다
많이도 울었다
오늘 하루
왜냐고 물은 거니?
채빈이 유치원 가는 길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애기 엄마는 어디 갔어요?
하고 물어서 많이 아파요
했는데 채빈이가 울적해 했어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던지
시무룩하다가 버스 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거야
얼마나 안쓰럽고 불쌍한지
명주도 울고 나도 울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며 지냈다
참으로 기가막힐 일이지
생때같은 목숨을 걷어간거니
그 잘난 신들이 왜 죄없는 내딸을
데려간 건지 난 정말 모르겠다
딸아 가엾은 내딸아
이애미는 그래도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아프면 약먹고
이러고 명줄 이어가며 산다
내가 죽으면 이 어린 것들 어떡할까
딸아 내딸 현심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거니
바람따라 와서 보고 있는 거니
우리 아기들 잘 자라게 도와줘야해
네가 못다한 일 이 애미가
해주고 가게 엄마 건강도 도와다오
부탁한다 내딸 심아
사랑하는 내딸아 보고싶고 그립구나
너무나도 그립다.
2019.3.26
네가 떠난지 74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