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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속인 거지 20

승란 2019. 5. 30. 23:04

 

 

 

삶이 나를 속인 거지

 

채아의 돌 잔치

 

사위가 마음이 슬플 것 같다

식구들과 친구들만 부른다고 해도

신경이 쓰일 텐데...

 

요즘 너무 힘들다

큰 아이가 점점 더 많이 엄마가

보고 싶어서 인지 투정이 늘었다

유치원 차 탈 때마다

엄마가 생각나는지

우울해 하고 할머니 치마꼬리 잡고

안타려고 하기도 한다.

내 마음도 힘든데 아이는 어떨까...

얼마나 더 많은 날들이 지나야 할지

사람하나 떠나니 몇 식구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며칠 있으면 작은 아이 돌이다

그래서 내일 모래 토요일에

가까운 친척들과

딸 친구, 사위친구들 불러서

돌잔치를 한다

안해주면 우리 채아가 너무 불쌍해서

눈물바다가 되더라도

돌잔치를 해주려고 한다

평생을 엄마도 불러보지 못하고

클 우리 채빈 채아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고 슬픈데

첫생일도 그냥 보내는 게

안타까워서 하기로 했다.

 

요즘 걸음마 배우려고 많이 힘든

울 채아는 옹알이도 제법한다.

얼굴을 찡그리며 애교도 부리고

서 있는 게 신기한지 까르르 웃기도 한다

아기가 없었으면 웃을일이 없었으리라고

생각해보고 내가 아프면 이 아이들은

어떡할까 하고 조금만 아파도

약국으로 달려간다.

토요일에 있을 우리 채아 돌잔치

한복 입고 웃을 이쁜 아기를

생각하며 오늘도 이 밤에

잠을 청해본다

딸아 , 보고 있겠지

아프지 않게 도와 주렴 .

 

2019.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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