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전 오늘
아들과 큰딸이 소풍가던 날
막내딸과 세상의 인연이 되던 날
밤새 아픈 배를 움켜쥐고
아들과 큰딸이 먹을 김밥을 쌌었지
아이들 소풍을 보내고
한시간이 지난 뒤
어여뿐 내딸 막내가 세상 밖이
보고 싶어 태어난 날
엄마와 첫 만남의 인연이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인연의 매듭을 짓던 날
나는 내리사랑이라서인지
넘 기쁘고 행복했다.
39년이 지난 오늘
너와 인연의 매듭이 풀어진지
289일이 되었지만
난 오늘 평상시 처럼
미역국을 끓이고 네가 좋아하는
나물 몇가지 만들었을 때
갑자기 폰에서 소리가 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너의 생일을
알리는 카-스토리.....
아! 아직 너의 헨드폰은
살아있었다
난 찾아들어가 축하메세지를 썼다
"사랑하는 내딸 심아
생일 추카추카 해
엄마는 네가 어디에 있던
널 버릴 수도 잊을 수도 없다
왜냐면 널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날마다 너를 가슴에서 만나니까
사랑한다 많이 보고 싶다
우리 막내 생일 축하해....
눈물을 삼키며 볶으고 끓이고 해서
가족 모두 납골당으로 갔다
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고 고맙고 슬프고 서럽네
눈물이 솟구쳐 울지도 웃지도 못한채
눈물만 주루룩 흘러내린다
분홍항아리에 써 있는
딸의 이름 석자
쳐다볼 수 없어서 안개를 덮었다
슬프고 아프고 보고 싶은
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나니
딸의 생일 상이 끝나 있었다
예쁜 내딸 무엇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 있다.
비록 저세상에 있지만
엄마의 정성이 담긴 생일상
잘 음복했으리라 믿으며
가족과 딸의 친구들과
식사를 마친 하루였다
딸아, 너도 잘 먹었겠지
내년에도 또 차려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