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그리운 그날 1981년 10월27일

승란 2019. 10. 27. 22:27

 

 

39년전 오늘

아들과 큰딸이 소풍가던 날

막내딸과 세상의 인연이 되던 날

밤새 아픈 배를 움켜쥐고

아들과 큰딸이 먹을 김밥을 쌌었지

아이들 소풍을 보내고

한시간이 지난 뒤

어여뿐 내딸 막내가 세상 밖이

보고 싶어 태어난 날

엄마와 첫 만남의 인연이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인연의 매듭을 짓던 날

나는 내리사랑이라서인지

넘 기쁘고 행복했다.

 

39년이 지난 오늘

너와 인연의 매듭이 풀어진지

289일이 되었지만

난 오늘 평상시 처럼

미역국을 끓이고 네가 좋아하는

나물 몇가지 만들었을 때

갑자기 폰에서 소리가 났다

생각지도 않았던 너의 생일을

알리는 카-스토리.....

 

아! 아직 너의 헨드폰은

살아있었다

난 찾아들어가 축하메세지를 썼다

 

"사랑하는 내딸 심아

생일 추카추카 해

엄마는 네가 어디에 있던

널 버릴 수도 잊을 수도 없다

왜냐면 널 너무 많이 사랑하니까

날마다 너를 가슴에서 만나니까

사랑한다 많이 보고 싶다

우리 막내 생일 축하해....

 

눈물을 삼키며 볶으고 끓이고 해서

가족 모두 납골당으로 갔다

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고 고맙고 슬프고 서럽네

눈물이 솟구쳐 울지도 웃지도 못한채

눈물만 주루룩 흘러내린다

 

분홍항아리에 써 있는

딸의 이름 석자

쳐다볼 수 없어서 안개를 덮었다

슬프고 아프고 보고 싶은

내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고 나니

딸의 생일 상이 끝나 있었다

예쁜 내딸 무엇이 좋은지

싱글벙글 웃고 있다.

비록 저세상에 있지만

엄마의 정성이 담긴 생일상

잘 음복했으리라 믿으며

가족과 딸의 친구들과

식사를 마친 하루였다

딸아, 너도 잘 먹었겠지

내년에도 또 차려줄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