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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

승란 2020. 1. 14. 20:38

 

벌써 일년

세월은 유수 같다더니

벌써 삼백 예순 날이 지나서

오늘이 사랑하는 막내가

내곁을 떠난지 일년이 되는 날이다.

아기는 할미와 아빠손에서

그런대로 잘 커나가고

가족 모두 슬퍼도

먹고 웃고 울고하며

살아가고 있다

죽은 자가 뭘 알까마는

날마다 24시간 속에

잊고 지내는 날이 없는데

바람만 불어도 구름만 보아도

먼 하늘 먼 산 노을이 있는 저녁, 그리고 아기가 아플 때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심장이 아프다

떠나간 자의 아픔은

산자의 몫에 함께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낸 마음은 아무 것도 대신 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너무도 보고 싶어 시간이

지나갈 수록 빈자리는 더 많이 느껴지기에

하루의 시작은 통곡으로

이어진다

어쩜 눈물은 샘 솟는 우물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제 밤

사위와 아기들하고

마트에 가서

제삿상에 올릴 제수음식을

사면서 애미가 딸아이

젯상을 차릴 줄 어찌 알았을까

참으로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나의 운명을

탓해보는 시간이다

그저 고생 끝에 낙이 왔다고

생각하고 자식 다 키워

노년에 행복할 줄만 알았던

나였건만 운명의 신은

그마저 훼방을 놓았네

"사랑아 내딸아,

넌 어디에 있던 내사랑이다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울 아기들 이쁘게 자랄 수 있도록 돌봐주렴

사랑한다 우리 막내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