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가는 여행길

그리워 그리워서 19

승란 2020. 5. 23. 23:16

흙으로 보내는 마음

일년하고
오개월이 지나는 오늘
우리 막내딸을
영원히 흙에 묻었다
영혼은 떠났어도
하얀 뼛가루를
분홍 항아리에 넣어
집 가까운 납골당
자그만 공간에
안치해 두고 있었지만
나도 7살짜리 손녀도
그곳을 가기가 싫어서
세번 정도 갔을까.

몇달 전
사위하고 함께 수목장 알아보고
작은 소나무 한 그루 사놓고
윤달에 옮기기로 계약을 하고 왔다
그날이 오늘이었다
가족 모두가
이젠 영원히 흙으로 가는구나
생각을 하니 삶이
참으로 허무하기만 하다
그토록 부모형제와
가족을 행복하게 해 주던
사랑스런 딸아이 이었는데
어쩌다 그런 딸을 잃어버렸다
딸을 잃은 죄인은
날마다 보고 싶어 눈물로 사는지
무너진 억장은 되살아날 수 없고
가슴엔 피눈물이 흐르는
아주 큰 죄를 저지른 죄인이 되었다

7개월된 아기는
6월이면 두돌이 되고
6세된 아이는 지금 7세가 되어
씩씩하게 유치원에
잘 다니고 있지만
간간히 엄마가 보고 싶어
우울해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가슴이 찢어지는데
얼마나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조금
편안해 질지 자신이 없다
천진난만 아기의
해맑은 웃음과 재롱은
나를 미치지 않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내게 힘을 주곤 한다
내가 건강해서 아이들을
예쁘게 키워야할 텐데
조금 걱정이다.
2020. 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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