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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은 너에게 1

승란 2021. 1. 13. 13:34

2년째 맞이하는 딸에게
아픈 가슴을 움켜쥐고
너를 맞이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집안 청소를 마치고
장보러 다녀왔지
무엇을 먼저 해야할지
평소 나답지 않게 안절부절
정신을 가다듬어 시작하는 음식

한숨부터 나오는 내 처지이지만
오로지 너를 잘 먹여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눈물을 머금으며 지지고 볶고
좋아하는 나물을 조물조물 무치고
무엇이던 잘 먹던 널
기억하며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했다

자식이 부모 기일을
차려주워야 하는데
난 반대로 자식 기일에 쓸
음식을 만들어야하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는지
신세한탄이 절로 나오는 하루
저녁이 되어 사위가 퇴근하고
언니가 오고 오빠가 오고
형부가 오고 조금 더 있으니
친구들이 와서 조촐한
제사상을 차리고
널 맞이하는 준비를 했지

울지않겠다고 마음을 누루고
약한모습 보이지 않으려
이를 악물고 있어도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난 막을 수가 없었어
엄마 대신 너에게 잘 해준 언니도
많이 울었단다
우리 막내야
잘 다녀갔겠지
엄마가 해준 음식이면
무엇이던 맛나게 잘 먹던 너이기에
더 많이 생각나는 하루였다
내일도 모레도 아마 영원히
넌 내품안에서 함께 살아가겠지
가슴에 묻은 딸아
많이 그립고 보고프다
꿈에라도 자주 찾아오면
엄마는 행복할 것 같다 .
딸아,
39년동안 너와 함께라서
행복해서 좋았네
이제 엄마 가슴에서
저세상 가는 날까지 또 함께 하자
사랑해 ,영원히.

2021.1.11
네가 떠난지 2년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