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져지지 않은 내딸아
난 네가 보이지 않지만
넌 내가 보일 수도 있지
너희 부부가 함께 한 이 집을
부동산에 내 놨다
아마도 널 너무 사랑해서
많이 생각나는 모양이다
아이들이 크니 짐도 많아지고
집이 좁아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나는 많이 섭섭하다
널 또 다시 잃는 느낌이랄까
언제까지나 널 생각하고 싶은데
사람들은 널 잊으라하네
쉽게 잊을 수 없는 너이기에
그냥 널 가슴에 묻고 있지
그래야 엄마가 속삭임의 말도
다 듣을 테니까
심아 나의 사랑아
아기들이 많이 컸지
네가 유난히 좋아하는 채아가
대소변을 며칠사이에 가리고 있다
기특한 아가 박수가 절로 나온다
딸아 보고 싶구나
아주 많이 보고 싶다
채빈 아빠는 어제도 술을
많이 마셨더구나
네가 많이 생각나서일 거야
나만큼 그립겠지
아이들 보고 있으니
자기 자신도 초라해지고
힘이 들 거야
저 세상은 어떤지 모르지만
많이 도와다오
딸아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네가 일주일 전에 하던 말이
귓전에 맴 돌다 가슴에 들어온다
"엄마가 아기 봐주실래요?
제가 돈벌어 엄마 드릴 게요 ."
차라리 그렇게 하면 좋았을 걸
왜 못 하고 그 곳으로 갔을까
내사랑 심아.
2021 5. 6
네가 떠난지 844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