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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집아기

승란 2021. 7. 12. 06:03

큰딸 아이
쌍둥이 손주가
이종사촌인 채빈 채아
보고 싶다고 토요일에
와서 일요일 밤에 갔다
이틀 동안 네명의
손주가 시끌벅적
어젠 초복날이라고
사위가 닭 두마리 시켜서
야단 법석 시끌시끌 ㅎ
아파트가 들썩들썩거리는 듯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이들 넷을 데리고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공원으로 나와
놀아도, 바람은 부는데
시원하지 않아 땀만 주륵주륵 ...

시간이 조금 지나니
큰딸이 왔다
둥이들이 엄마가 오니 덥다고
시원한 음료수 먹고 싶다고 난리 ㅎ
우루루 쾅쾅 소나기 오듯
마트로 아이 넷 어른 둘이
몰려가서 냉커피에 음료수
과자 등등 사서 집으로
들어 오니 땀이 범벅 ...

이모가 씻자 하니 냉큼따라
들어간 채빈 채아 샤워를 해준
나의 큰딸 언제나 이 못난 엄마를 생각해주는 나의 살림밑천이다
동생을 엄마 대신
산후조리를 해준 든든한 언니
두 아이를 백일 동안 목욕시켜준
엄마같은 언니
지금도 엄마 없는 어린 조카들에게
따스한 엄마같은 이모 ...

저녁까지 챙겨주고
큰딸네 식구는 갔다
조금은 조용한 시간이지만
아이들은 아마 많이
서운했나보다
그렇게 잠자리에 들어
우리 채빈이가 핸폰을 끄고
할머니 곁에 와서
"할머니 노래해주세요,"
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동요를 부른다
제법 많이 알고 있는 동요 ㅎ
그러다가 마지막엔
"할머니 엄마가 섬그늘에
해 주세요,"
그것은 엄마가 생각날 때
하는 소리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할미의 심정은
8세 아이와 마음과 비슷하겠지
난 이 섬집아기를 부를 때 마다
눈물이 난다 왜 일까?
2절 마지막 부분에서

{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우리 딸이 저승에서
아이들 보고 싶어
허겁지겁 오는 그 장면이
그러지기 때문이다
미치도록 그립고 보고 싶은 내딸
어린 손녀도 내맘처럼
엄마가 많이 보고싶겠지
가엾은 이 아기들을 보는
할미는 더 가슴이 아파
밤새 잠을 못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