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이제 다섯살의 마음

승란 2022. 2. 11. 09:03

이제 다섯살의 마음

7개월 아기가
다섯살 문턱을 넘었다.

조금 성숙함으로
더딘 말이 능숙해져가며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할미를 기쁘게 해주곤 한다.

3월이면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

철부지 아기를 키워준
어린이집 선생님께
무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엄마 없는 아기를
덥석 안으며

" 채아야,
이제 선생님하고
함께 지내며 많은 것을
알아가자."

하시던 경상도 말씨에
이쁜 선생님은
우리 채아를 2년을 함께 했다.

엄마 같은 선생님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나도 채아도 많이 섭섭하다.

요즘 말이 많이 늘은 채아

어제는 할미가 광천에
가느라 이모가 둥이들과 함께
채빈 채아와 함께 있었다.

저녁 쯤 할미가 다녀와
함께 있다가 이모는
집으로 가고 둥이들은 남아
함께 놀다가 잠잘 시간이 되었다.

할미 곁에 누운 채아의
뜬금 없는 말에 놀랐다.

" 할머니,
채아는 엄마 보고 싶다.!

"엄마 내일 올 거야 .

했는데

"이모도 보고 싶다.!

그 순간 할미는 깜짝 놀랐다.
평소에 이모를 엄마라고
부르던 채아 이기에
엄마 보고 싶다 해서
내일 온다고 했는데
분명 엄마와 이모늘 구분해서
말하는 채아의 마음을
읽게 되었다.

너무도 가슴이 아파온다.
울 아기의 궁금증은
평생 풀어줄 수 있을까?
성인이 되면
사람이 죽고 사는 이치를
깨달으면 그때야 알게될 텐데
불쌍한 이 두아이를
어찌 눈물 없이 키울 수 있을까.!

안개가 자욱한 이 아침
자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미어진다.

2022년 2월 11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