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알아가는 심장
글/곽승란
비밀처럼 내 가슴에
자리하는 고운 추억은
세월이 한참을
흐른 뒤에도 생각을 하면
빙그레 웃음 짓곤한다.
어느 날
시미의 소꼽친구 덕이와
홍주가 물어온다.
홍주는 이미
백이 오빠와 열애중이다.
"시미야?"
"응!
"너 해슬오빠 좋아하지?
두 친구들에겐
비밀이 없다.
어릴 때 부터
서로를 알기 때문에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고 했다.
"응, 그런데
해슬오빠는 나 안좋아해!
생일이 훨씬 빠른 친구들이기에
아는 게 많은 친구들이다.
"뭐!
아냐, 해슬오빠가
널 처다보는 눈빛은 사랑이야.
"아냐,
아닌 것 같아!
나는 너무 좋아하는데
봐도 또 보고 싶고
그러는데 오빠는
아닌 거 같아!
조금도 표현을 안해.
"조금만 기다려봐.
오빠가 분명 널 좋아하니까.
"그럴까!
그렇게 친구들과
조잘조잘하며
라디오를 틀어 놓고
별이 빛나는 밤에
노래를 적으며 배우곤 한다.
산꼭대기 가난한 동네에서
그래도 그시절은
친구들과 참으로
즐겁게 보냈었다.
그럭저럭 또 계절은
겨울로 접어들었다.
해슬오빠와 친구들은
봄에 보자는 기약을 하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한 겨울
흰눈이 소복히 쌓이면
누군가와 손을 잡고
거닐고 싶은 충동은
사춘기 소녀의 기본
사랑을 느끼는 것이리라.
어서 따뜻한 봄이 와
해슬오빠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립고 그리운 내 사랑
그대는 나의 운명이야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노래 가삿말이 생각난다.
그렇게 시미의 열일곱의 나이는
지나가고 있다.
어느 날
세친구가 모였다.
시미는 홍주에게 물었다.
"홍주야?
너 백이 오빠와
어디까지 갔어?
"호호호, 왜 물어!
비밀이야.
"가르쳐 주라
나도 이번에 해슬오빠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그래.
"손은 잡아봤어?
뽀뽀도 해 봤어?
포옹은 했어?
"하나씩 물어봐.
아니 다 해봤어.
그러니까 너도 이번에
오빠 만나면 함 해봐
기분이 묘하더라고.
호호호."
그때 덕이가 말한다.
"시미야?
오빠가 널 많이 사랑하는데
넌 아직 어리고 해서
표현을 안하는 걸 거야
너무 조바심 내지마.
그게 해슬오빠를 위하는 거야.
"알았어!
그렇게 셋이 모여
수다를 떨며 또
시간을 보내곤 한다.
운명처럼 시작된
사랑일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콩닥콩닥
심장은 두근두근거린다.
벼르고 벼르른 시미는
돌아올 봄을 많이 기다린다.
다음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