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엄마 나무에게 가는 길

승란 2022. 3. 17. 20:55
요즘 마음도 몸도
지칠대로 지친 나에게
잠시 생각을 준다.

세상은 코로나로
전쟁 아닌 전쟁중이고
그 덕분에 내가 내게 내린
외출 자제는 자꾸 쌓여만 가고
마음도 몸도 굳게 단힌 상태가
힘들어 괜스레 우울해서
잠시 콧바람도 쏘일 겸
막내딸 수목장으로
아이 둘 데리고 나섰다

덩달아 큰딸도 따라 나서고
울 남동생도 아산에서
바로 수목장으로 간다고
연락이 왔다.

벼르고 벼르던 막내에게
가는 길이 이렇게
좋고도 슬픈 건지......

아이들은 한시간 걸리는 거리가
지루한지 차안에서 잠이들고
마음이 바쁜 나는
부지런히 밟아서
드뎌 안성 수목장에
도착했다.

채아는 이모 손 잡고
채빈이는 삼촌할아버지 손잡고
엄마 나무에게 가는 길이
좋은지 싫은지도 말을 안한다.

아마 채빈이는 마음이
조금 아프지 않을 까 싶다.

이번엔 꽃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렇게 많이 자란
보고 싶은 아이 꽃을
데리고 와서 보여주니
많이 좋아할 딸아이를
상상을 해 본다.

"아가야, 엄마가
너의 아기들을 이쁘게
키워서 데리고 왔다
어때,
많이 컸지?
이쁘게 큰 너의 아기들이 꽃이다."

아픈 가슴을 억누르고
동생도 있고 딸도 있고
아기들이 있어 울지못한
내 가슴엔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 아직도
아픈 것 같다.

커피 한잔에
아이들이 잘 먹는 초콜릿 세개를
놓고 절을 하라하니
자매는 용감하게 절을 하면서

큰아이 왈
"엄마 채빈이 채아 왔어요
보고 싶어요."

채빈이 말에 모두 다
소리없이 울기 시작했다.

야속한 내딸
어찌 저 어린 자식을 두고
눈을 감았을까.....

이젠 다 지나간 일이라 하여도
의사 잘못이라는 생각이
분한 마음은 좀처럼
잊기가 쉽지 않아
가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때가
있다.

운명이야 그래 운명이지
하면서도 남아 있는 가족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못해
찢어진다.
그래도 어쩌나
돌아올 수 없는 딸인 것을.....

이 할미가 건강해야
애들이 클 때 까지
키울 수 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