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내리는 날
란초/곽승란
아름답던 계절의 왕비
무심히 떠나보내고
12월의 문지방 넘은 구름이
심술을 부린다.
잔뜩 찌푸린 모습으로
힘없는 억새를 툭툭 건드리다
끝내 꽃눈을 뿌리며
바람까지 부르는구나.
창밖에 흩날리는 눈꽃을
바라보는 서글픈 눈도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하얀 꽃길을 함께 걸었던
누군가를 막연하게 그리워하고
차디찬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낙엽은
쌓이는 눈 속에서
파르르 떨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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